
[더구루=김은비 기자] 기아가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차세대 전략형 전기 SUV ‘EV5’의 유럽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다. 9월 부터 주문을 받아 오는 11월부터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5 유럽 판매 일정을 9월로 앞당기고, 오는 11월 중순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EV5는 당초 내년 초로 출시 가 예정된 바 있다.
EV5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400V 버전)를 기반으로 한 준중형 전기 SUV다. 81.4킬로와트시(kWh) 배터리팩과 160킬로와트(218마력) 전기모터를 탑재, 유럽 WLTP 기준 최대 530km 주행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4초 만에 도달, 최고속도는 시속 165km다. 최대 1200kg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판매 가격은 △에어(Air) 4만5990유로(6900만 원) △어스(Earth) 4만8990유로(7350만 원) △GT-라인(GT-Line) 5만1990유로(7800만 원) △GT-라인 론치 에디션(Launch Edition) 5만2990유로(7950만 원)부터다.
기아가 EV5를 조기 투입한 배경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폭스바겐·BMW 등 현지 강자들이 여전히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테슬라의 판매 부진으로 시장에 틈이 생긴 상황. 테슬라는 유럽 내 소비자 신뢰 하락과 정치적 논란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기아는 EV5로 글로벌 시장까지 공세를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 출시한 EV5는 유럽, 캐나다에 진출한 후 내년 초에는 미국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EV5는 가격 경쟁력과 실내 공간을 갖춘 전략형 모델로, 폭스바겐 ID.4와 같은 현지 주력 차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기아는 중간 가격대 SUV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