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금 가격이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경기 불확실성 심화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 2일(현지시간)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3530달러(약 492만원)까지 오르며 지난 4월 기록한 종전 최고치 3500달러(약 488만원)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도 장중 온스당 약 3600달러(약 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상승세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UBS Group AG)의 전략가 조니 테베스(Joni Teves)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이 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낮은 금리 환경과 부진한 경제 지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은 앞으로도 새로운 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애널리스트 수키 쿠퍼(Suki Cooper) 역시 "금 시장은 9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과 계절적으로 강한 소비 수요가 맞물린 상황"이라며 "3분기 평균 금값은 온스당 3500달러, 4분기에는 온스당 3700달러(약 52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은 최근 3년간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두 배 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글로벌 무역 긴장과 지정학적 불안 확산 속에서 30% 이상 상승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점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트럼프의 반복적인 공격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에게 금리 인하 압력을 가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고 이런 환경은 금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오는 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트레이딩 금융 기업 오안다(OANDA)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