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멈춰 선 한세실업…실적 악화에 관세 직격탄 '이중고'

2025.08.24 07:00:00

美 저가 바이어 의존도 높아 가격 전가 난항
영업익 추정치 대폭 하향…재무부담 확대 우려

 

[더구루=진유진 기자] 한세실업이 2년째 실적 악화 수렁에 빠진 가운데 하반기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적인 고물가로 옷이 잘 팔리지 않자 브랜드들이 신규 주문량을 크게 줄인 데 따른 영향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發) 관세 충격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한세실업은 의류를 세계 각지에서 생산해 미국 등에 납품하고 있어 관세율 상향의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1413억원으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7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 2022년 176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1682억원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대미 관세 정책 도입에 따른 고객사들의 보수적 수주와 단기 인하 압력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9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806억원에서 326억원으로 59.6% 감소했다.
 

한세실업은 세계 각지에 둔 공장에서 의류 제품을 위탁 생산해 미국 시장 등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한세실업의 생산시설이 위치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율은 각각 20%, 19%로 확정됐다. 상호관세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하면 최근 악화한 실적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세실업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홀드(Hold)'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1만5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하향했다.

 

한세실업의 하반기 실적은 게걸음 수준으로 전망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해 고객사 관세 민감도가 업종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관세 영향으로 원가율이 악화되는 가운데, 하반기 유의미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저가형 고객사 중심 구조 탓에 관세 비용을 매출 단에서 흡수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연결기준 매출은 4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3억원에 그쳐 71% 급감했다. 시장 기대치 대비 영업이익은 58% 낮았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은 달러 기준 매출성장률이 3%였으나, 원가율이 88.6%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상승하며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하반기에도 반등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다. 미국이 베트남·인도네시아산 의류에 각각 최대 20%, 19%의 관세를 확정하면서,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는 한세실업의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리포트는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53%, 30%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역히 하반기 상호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45% 감소한 1만1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확정되면서 바이어들과의 향후 수주, 관세 부담 배분 등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상호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수준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당분간은 대응보다는 관망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관세 충격이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생산 기지 다변화와 거래선 확대를 통해 위험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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