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매출 1500억…佛 마리떼프랑소와저버 韓서 '화려한 부활'

2025.05.22 11:17:15

시들해진 佛 패션 브랜드, 韓 레이어 살렸다
5년 새 매출 500배↑...5800억 수출 계약

[더구루=김명은 기자] 1990년대 '저버'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청바지를 중심으로 홍콩에서 대히트를 쳤던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이하 마리떼)가 한국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의 패션기업 레이어가 국내 판권을 사들이며 완벽하게 살렸다는 평가다. 레이어는 지난 2019년 파산 직전까지 갔던 마리떼의 판권을 확보해 리뉴얼 작업을 거쳤다. 당시 3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500억원으로 500배 뛰었다.

 

마리떼는 지난 1972년 디자이너 부부인 마리떼 바슐르히, 프랑소와 저버에 의해 만들어진 프랑스 브랜드다. 독특한 염색 기술을 선보이며 1970년대와 1990년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90년대 '저버'로 불리며 청바지 위주로 홍콩에서 열풍을 일으켰고, 그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승승장구하던 마리떼는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뒤바뀌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제때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2012년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반전은 2019년 이뤄졌다. 레이어의 판권을 확보 이후 리브랜딩 거치면서 부활의 불씨를 살렸다. 레이어는 마리떼의 클래식한 요소와 현대적인 미학을 적절히 혼합해 2030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그 결과 서서히 입소문을 얻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레이어가 2019년 수입할 당시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1507억원으로 급증했다.


레이어는 최근 눈을 해외로 돌렸다. 마리떼의 부활이 국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결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과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매출의 최대 95%는 외국인 관광객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어는 지난해 3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마리떼의 독점 판권을 공식 획득했다. 같은해 7월에는 아시아 지역 소매업체을 대상으로 첫 '봄여름(SS) 오더 페어'를 열어 2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내친김에 지난해 12월에는 이 지역의 유통사들과 향후 5년간 총 58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어는 올해 매출 2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동복 라인이 100억원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리떼는 최근 배우 차은우와 고윤정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두 사람이 출연한 광고는 단편 영화 같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온에어 10일 만에 누적 조회 수 1700만 뷰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말을 고할 것 같은 브랜드를 재탄생시킨 배경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논리와 리브랜딩 전략이 숨어 있다"면서 "레이어의 성공에는 맞춤형 디자인과 타깃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mania@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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