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니켈 수출 안 하면? 인니 업계 "가격 급등" 우려

2025.05.13 15:03:04

필리핀, 내달부터 원광 수출 제한 가능성
인도네시아, 공급망 불안에 긴장

 

[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계가 필리핀의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필리핀이 다음 달부터 실제로 수출을 제한할 경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등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니켈산업포럼(FINI)의 아리프 페르다나 쿠수마 회장은 12일(현지시간) "필리핀의 수출 금지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니켈 공급망에 영향을 줘서 니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가공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필리핀산 니켈을 수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필리핀산 니켈 수입량은 약 11만 톤, 수입액은 445만 달러(약 60억원)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수입한 니켈은 총 1018만 톤, 4억4509만 달러(약 6300억원)로, 전년 대비 27배 이상 급증했다.

 

필리핀은 현재 '니켈 원광 수출 금지 법안'을 비준 중이며, 다음 달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자원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제련·가공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필리핀 정부는 자국 내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0년 니켈 원광 수출을 중단한 뒤 불과 2년 만에 니켈 수출액이 30억 달러(약 4조2460억원)에서 300억 달러(약 42조4710억원)로 10배 증가한 바 있다. 대부분은 중국 기업들이 현지에 제련소를 설립하면서 가능해졌다.

 

하지만 필리핀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필리핀은 아직 제련소 등 가공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력 비용도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에 이은 세계 2위 니켈 원광 수출국이다. 수출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며, 주요 수입국인 인도네시아도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리프 회장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광석 형태의 원자재 가용성과 필리핀 내 제련소 생산 계획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니켈 및 파생상품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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