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이 대만 컨테이너선사 완하이 라인(Wan Hai Lines)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발주사의 지난해 주문 물량의 옵션 행사로, 각각 2척씩 건조한다.
25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완하이는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에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메탄올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4척을 발주했다.
선박의 건조 단가는 척당 1억8600만 달러에서 2억400만 달러(약 2663억~2921억원) 사이이다. 총 거래 금액은 240억6500만 대만 달러에서 265억3000만 대만 달러(약 1조~1조1700억원)에 달한다.
신조선은 기존 선박유와 메탄올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사양으로 건조된다. 메탄올 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완하이는 메탄올 연료 공급망이 불안정한 데다 액화천연가스(LNG)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서 LNG 추진선으로 전환을 검토했다.
완하이는 지난해 10월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1만6000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8척을 LNG 이중연료추진으로 개조하는 방식을 논의했다. <본보 2025년 3월 13일 참고 HD현대삼호·삼성중공업, 대만 완하이 발주 '메탄올선→LNG선' 변경 협상>
이번에 발주한 선박도 메탄올 추진선으로 주문했으나 LNG 추진선으로 개조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문으로 완하이가 한국 조선소에 발주한 신조선은 모두 12척이 된다. 계약 규모는 24억 달러(약 3조4358억원)에 달한다.
완하이는 친환경 선단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배출 감축에 대한 해운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에 부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박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조선을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완하이의 신조 발주 잔량은 30척(31만7716TEU)이다. 완하이는 현재 자사선 110척(51만9300TEU), 용선 2척(4396TEU급)의 선대를 거느리고 있다. 완하이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34척의 신규 선박을 인도받아 총 38만TEU의 선복량을 확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