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의류 제조·수출 기업인 세아상역이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섬유공장을 폐쇄하며 대규모 정리 해고에 나섰다. 파업과 갱단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 등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아상역은 자회사 S&H글로벌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아이티에서 섬유공장을 운영해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상역 자회사 S&H글로벌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아이티 카라콜 산업단지에 위치한 섬유공장 1곳을 폐쇄하고, 노동자 35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파업과 국경 폐쇄, 사회적 불안 등으로 인해 공장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현지 갱단의 습격으로 S&H글로벌의 섬유공장이 2개월 간 폐쇄됐으며 수출품 선적 지연, 주문 취소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 운영이 더이상 어렵다고 판단,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앞서 세아상역은 2012년 아이티에 섬유공장을 건립하며 사업을 운영해왔다. 당시 이 회사는 현지에서 2만 명을 고용할 수 있도록 7000만달러(약 86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전에는 현지인 1만 2000명을 고용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혼돈에 빠졌다. 정치·사회 혼란과 경제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 연료비 인상 방침에 대해 시민들이 반발한 뒤 무장 갱단이 연일 거리로 나와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 외교당국은 아이티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교민들에게 이웃 나라로 철수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