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SEC에 "기업 탄소배출량 공개 의무화" 요청…경쟁사 압박

2021.04.14 13:51:40

정보 공개로 '투명성' 담보돼야…"변화 첫 단계"
애플, 2030년까지 탄소중립…SK하이닉스·폭스콘 등 동참

 

[더구루=정예린 기자]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밝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관련 기업 공시를 강화하려는 당국의 움직임에 발 맞추는 한편 경쟁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르빈 가네산 애플 에너지 및 환경 정책 책임자는 최근 성명을 내고 SEC에 외부 감사를 받은 기업의 탄소배출량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규칙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전 미국 환경보호국(EPA) 국장이자 애플 부사장인 리사 잭슨도 트위터에 해당 성명을 올리며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기업의 탄소배출에 대한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탄소발자국시스템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애플은 구체적으로 회사의 제조 등 생산 과정에 국한된 배출량뿐 아니라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배출원까지 모두 포함하는 스콥 3단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각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의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이 보장돼야 실질적인 기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기준선을 만들고 이에 따라 정보를 공개하면 각 기업들 간 정보를 비교할 수 있고 기업의 모범 사례를 수립할 수 있을뿐 아니라 경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서, SEC는 모든 범위의 직간접 및 가치 사슬을 포괄하는 탄소 배출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도록 규칙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탄소배출량은 물론 당사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기후 전략 및 목표 등을 자체적인 환경 보고서를 통해 알려왔다"며 "탄소배출량 측정 및 보고는 배출량 관리의 첫 번째 단계로, 이는 2030년까지 전체 비즈니스와 제조 공급망 및 제품 수명주기에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약속의 진행 상황을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월 SEC와 협력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및 기타 기후 요인을 보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의 친환경 전략은 세계 각국 정부의 정책에 뜻을 함께 하는 동시에 협력사 및 경쟁사에 위기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기업에 대해 거래를 늘리겠다고 선언하며 애플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외적으로는 기업에 요구되는 기후위기 대응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전부터 탄소 감축에 적응을 마친 애플에게는 경쟁력인 반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에는 새로운 규제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제조공급망에서 탄소 중립화 10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재활용을 확대하고 협력사들이 제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75% 감축하고 나머지 25%는 케냐 대초원 일대 재식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 및 '혁신적 탄소 제거 솔루션'을 개발해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만 폭스콘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서울반도체 등 애플 공급망 내 17개국 71개 파트너사들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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