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캐나다 해군사령관 "잠수함 사업자 상반기 결정…군사적 기준만 고려하지 않아"

2026.02.23 08:10:05

앵거스 탑시 해군사령관 인터뷰
"임시 전력 제안도 요청…캐나다 기술과 점차 통합"
"잠수함은 합격점…군사적 기준만 고려하지 않아"

 

[더구루 오타와(캐나다)=오소영 기자]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이 이르면 2분기 분수령을 맞는다.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K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 중 사업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잠수함을 운용할 캐나다 왕립해군은 '빠른 인도 속도'를 강조했다. 또한 단순히 잠수함을 잘 만드는지만 보지 않고 캐나다에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다음 달 중으로 최종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막바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 "신속한 인도 원해"…점진적 현지화 구상 

 

앵거스 탑시(Angus Topshee) 캐나다 해군사령관은 최근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름 이전에 (CPSP의 사업자가)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 중 사업자 선정을 끝마치겠다는 것이다. 이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매우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라며 "얼마나 빠르게 결정될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캐나다) 정부는 신속히 움직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고자 추진됐다. 3000톤(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을 목표로 한다. 한화오션의 장보고-Ⅲ(KSS-Ⅲ) 배치-Ⅱ와 TKMS의 212CD를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는 3월 2일 최종 제안서 제출이 마감된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로 '인도 속도'를 꼽았다. 현재 운용 중인 잠수함이 현대 작전 환경에 충분히 부합하지 않아 완전한 신형 전력을 인도받기 전까지 임시 전력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CPSP 사업 제안서에 반영하도록 요청한 사안이다.

 

기술 이전과 자주적 운용 역량 확보 역시 핵심 조건이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잠수함이 효과적으로 작전에 투입되려면 우리가 직접 유지·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적재산권과 기술 데이터 등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두 공급사에 어떻게 캐나다로 기술을 이전할지, 캐나다가 잠수함을 독자 운용하고 유지할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한 제안을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건조 방식에 대해서는 현실적 입장을 내놨다. 캐나다가 직접 잠수함을 건조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개발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초기 물량은 (설계) 변경 없이 즉시 인도받길 원하며 이후 단계의 잠수함에서는 캐나다의 기술과 장비가 통합되길 바란다"며 "한국 또는 독일 해군이 활용하는 잠수함에 캐나다 기술이 접목되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제적 파급력, 최종 선택 가를 결정적 요소 


탑시 해군사령관은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후보 업체들의 조선소를 시찰해왔다. 작년 11월 방한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이 조선 분야의 세계적 리더라는 점을 의심할 여지 없이 확인했다"며 "야드 규모와 건조 속도, 엔지니어링 지원 체계가 인상적이었으며, 실제로 캐나다 핼리팩스 조선소의 생산성 향상에도 한국 기업의 프로세스 개선 지원이 기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독일 킬에 위치한 TKMS 조선소에 대해서는 "잠수함 전용 생산 시설을 갖춘 점이 특징"이라며 다양한 상선과 함정을 생산하는 한화 조선소와 비교했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품질 면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양측이 잠수함 건조 역량을 이미 입증한 만큼 이번 CPSP 사업자 결정이 단순히 군사적인 판단만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두 잠수함 모두 캐나다 해군에 적합하기 때문에, 캐나다 정부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구매가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수함 운용 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두 척 규모의 잠수함을 운용할 인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한국 해군이나 독일·노르웨이 해군과 협력해 더 많은 승조원을 교육할 계획이며, 노바스코샤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정부는 인력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수 세대에 걸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는 6월에는 우리나라와 캐나다 해군이 캐나다 인근 해역에서 첫 양국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한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캐나다 승조원이 한국 잠수함에서 훈련하는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작전 훈련이 계획돼 있다"며 "우방국과 협력할 기회를 항상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에 거의 항상 함정을 배치하며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캐나다 해군은 CPSP 사업을 시작으로 신형 함정 도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올해 예산을 3배 증액하고 대대적인 현대화에 나선다.

 

탑시 해군사령관은 추가 함정 도입 시 "잠수함 외 함정은 캐나다 내 건조가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해외 건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호주가 호위함을 발주하며 일본에서 먼저 건조하기로 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론적으로 캐나다도 유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탑시 사령관은 "이 경우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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