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내 뷰티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인도네시아 색조 메이크업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과거 기초 화장품 위주였던 K-뷰티의 인기가 최근 '힌스', '에뛰드' 등 감각적인 색조 브랜드로 옮겨붙으면서 현지 MZ세대의 화장대를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인도네시아 라이프스타일 매체 IDN타임스(IDN Times)에 따르면 힌스의 '트루 디멘션 레이어링 치크'와 에뛰드 '하트 팝 블러셔'가 현지에서 주목받는 대표 한국 블러셔로 꼽혔다.
K-뷰티 제품들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본연의 생기를 끌어내는 데 탁월하며, 혁신적인 텍스처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메이크업의 즐거움을 제안한다고 IDN타임스는 평가했다. 특히 한국 색조 제품의 강점으로 ▲피부 본연의 광택을 살리는 제형 ▲자연스러운 발색 ▲푸딩·시럽 등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텍스처를 꼽았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인수한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를 통해 인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입체적인 윤곽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현지 트렌드에 맞춰 블러셔뿐 아니라 컨투어링, 하이라이터로도 활용 가능한 '멀티 유즈(Multi-use)' 기능이 주효했다. LG생활건강은 힌스의 '감도 높은 컬러'를 앞세워 구매력이 높은 현지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는 인니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하트 팝 블러셔'는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과 은은한 펄감으로 현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맞춤형 마케팅으로 'K-색조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K-색조가 선전하는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인구 구조와 디지털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약 2억86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5세 이하인 젊은 국가 인도네시아는 SNS와 K-콘텐츠 몰입도가 매우 높다. 쇼피, 토코피디아 등 현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확산은 국내 중소 브랜드들에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주며, 현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급성장 중인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은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인도네시아 브랜드들은 한국식 포뮬러와 패키징을 빠르게 흡수하는 한편, 가성비와 현지 피부톤에 최적화된 색상, 할랄 인증 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현지 색조 시장은 다층적인 경쟁 구도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단순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피부톤에 최적화된 컬러 개발과 할랄 인증 확보, 현지 생산·유통 파트너십 확대 등이 주요 대응 카드로 떠오른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트렌드 리더십을 유지하는 전략적 균형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는 인도네시아 메이크업 시장이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12~15%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지 생산 거점 확보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이 동남아 시장 주도권을 결정지을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K-팝과 K-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식 메이크업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며 "과거 중저가 브랜드 위주의 시장에서 최근에는 힌스나 힌스 같은 프리미엄·인디 브랜드로 수요가 세분화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