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김수현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단행한 ‘보편적 글로벌 관세’ 조치를 두고 미국 24개 주 정부가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 대법원이 한 차례 관세 무효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법적 근거를 바꿔 관세 부과를 재시도하자 다시 한번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게 된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오리건과 뉴욕 등 24개 주 정부는 미 국제무역법원(CIT)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서명한 수입품 10% 관세 부과 명령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관세 부과의 근거인 '1974년 무역법 제122조'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가 여부다. 앞서 미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관세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위헌적 조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행정부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운 무역법 제122조를 꺼내 들어 다시 10%의 보편 관세를 강행했다.
이번 소송을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오리건 주는 "해당 조항은 대통령이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반적인 무역 적자와 부적절하게 혼동해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조항은 금본위제와 같은 고정환율 체제에서만 적용되던 것"들이라며 현재의 변동환율 체제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주 정부들이 소송을 제기할 법적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 정부가 직접 상품을 수입하거나 관세를 납부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법무부를 대리하는 정부 측 변호인단은 "막대한 무역 적자는 그 자체로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국제수지 불균형의 증거"라며 "무역 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광범위한 재량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번 판결의 결과에 따라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통상 질서에 거센 파장이 예상된다. 만약 법원이 주 정부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행정부는 그동안 징수한 관세 중 최대 1700억 달러(약 254조원)를 수입업자들에게 환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