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쿠팡이 미국 워싱턴D.C.에 대관(對官) 기능을 전담하는 신규 오피스를 구축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정책 소통과 규제 대응을 현지에서 직접 수행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나스닥 상장사로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공공정책·여론 관리 역량을 한층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10일 더구루 취재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NW에 위치한 '노스 빌딩(North Building)'에 대관 중심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개소를 기념하는 '쿠팡 워싱턴D.C. 오피스 그랜드 오프닝(Coupang’s D.C. Office Grand Opening)' 행사를 진행했다. 이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전문 인력 배치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오피스는 백악관, 주요 연방 부처, 미 의회 등과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에 자리해 단순 연락 사무소를 넘어 미국 정부·의회를 상대하는 정책 커뮤니케이션 거점 역할을 맡는다. 통상·노동·플랫폼 규제 등 정책 환경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하려는 판단이다. 실제 쿠팡은 미국 내 고용·투자 확대에 따라 정책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대관 조직 지휘봉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 '에리카 레이노소(Erika Reynoso)' 글로벌 공공정책 책임자가 잡았다. 그는 지난 9월 쿠팡에 합류한 이후 글로벌 미디어 환경과 정책 이슈를 전면 재점검하며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 재편을 주도해 왔다. 아마존과 웰스파고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한 이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관계와의 소통 구조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는 평가다. <본보 2025년 12월 4일자 참고 [단독] 쿠팡, 월스트리트저널 출신 '에리카' 영입…글로벌 PR 새판 짠다>
이번 오피스 구축은 쿠팡 글로벌 전략의 분기점으로 읽힌다. 단순 사업 확장 전략을 넘어, 규제·평판·정책을 아우르는 종합 대응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는 의미에서다.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 기조, 플랫폼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워싱턴 네트워크의 전략적 가치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쿠팡의 글로벌 인재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재 쿠팡에는 외국인 임직원이 1000명을 웃돌고,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내 오피스에는 정책·대관 분야 전문 인력이 배치돼 왔다. 이번 신규 오피스는 이들 인적 자원을 결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번 오피스를 기반으로 미국 내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체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공공정책 대응 모델을 구축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