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8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첫 중형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픽업 대전'에 가세한다. 이번 신모델은 기아 '타스만'의 플랫폼을 단순 공유하는 방식이 아닌, 현대차만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파괴적인 콘셉트를 집약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동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픽업 시장의 절대 강자인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와 정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개빈 도널드슨(Gavin Donaldson) 현대차 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형 중형 픽업트럭의 출시 시점을 2028년경으로 예고했다.
도널드슨 COO는 "미국 법인과 긴밀히 협력해 독자적인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픽업트럭은 호주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세그먼트인 만큼, 이 시장에서의 성공이 현대차 전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호주 법인은 이 모델이 기아 타스만을 단순히 브랜드만 바꿔 출시하는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 아닐 것임을 분명히 하며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ck)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신형 픽업트럭은 정통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심형인 싼타크루즈보다 한 단계 높은 견인력과 험로 주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파워트레인은 순수 전기차(BEV)와 함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방식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 T7'과 '아이오닉 T10' 상표권을 등록하며 라인업 확대를 시사했다. 현대차의 기존 명명 체계를 고려할 때 중형 모델은 아이오닉 T7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오지 주행이 잦은 픽업트럭 특성상, 가솔린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는 EREV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역별 특화 전략을 병행한다. 남미 시장은 제너럴 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한 모델을 2028년 투입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북미 시장에는 2030년까지 고도의 견고함을 갖춘 독자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돈 로마노 현대차 호주법인장 겸 아태지역본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GM과의 플랫폼 공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차별화를 위해 현대차만의 고유한 색깔을 반드시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픽업트럭의 차체는 포드 브롱코, 토요타 4러너(4Runner)와 경쟁할 프레임 바디 방식의 사륜구동 SUV와 플랫폼을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콤팩트 오프로드 콘셉트카 '크레이터(Creater)'가 콘셉트가 이 전기 오프로더의 예고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형 픽업은 2020년대 말 출시를 목표로 하며, 생산지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편, 지난해 호주 사륜구동 픽업트럭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1만2513대를 기록했다. 포드 레인저(5만3694대)와 토요타 하이럭스(4만3661대)가 상위권을 지켰다. 반면 기아 타스만은 출시 전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3924대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