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필리핀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허가 규제를 대폭 개선했다. 삼성물산·DL이앤씨 등 현지 원전 시장 진출 기회을 엿보는 우리 기업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필리핀 정부는 25일 원전 사업 인허가 간소화 로드맵을 최종 확정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통합 인허가 절차는 총 7단계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사업자 등록 및 기본 허가 △환경 허가 및 원전 부지 선정 요건 △건설 허가 및 임시 허가 취득 △에너지 부문별 승인 및 허가 △운영·지원 등록 및 허가 △건설 감리·감독 △운영·시험·시운전 허가 취득 등으로 이뤄졌다.
필리핀 정부는 올해부터 원전 건설 인허가 신청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샤론 가린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통합 인허가 로드맵을 확정함으로써 필리핀이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며 "강력한 안전 감독과 예측 가능한 절차, 투명한 국민 참여를 통해 사업자들이 준비가 되면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웨나 크리스티나 게바라 에너지부 차관은 "필리핀은 단순히 새로운 전력원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지속가능하고 고성장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며 "목표 실현은 선택하는 기술이나 건설하는 발전소로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규제의 견고성, 명확성, 예측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원자력 프로그램 기관간 위원회(NEP-IAC)의 패트릭 아퀴노 사무국장은 "모든 원전 사업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 사항을 준수해 확실한 운영에 필요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2022년 집권 이후 전력난 해소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필리핀은 2032년까지 1200㎿(메가와트) 용량 상업용 원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50년까지 4800㎿로 확대할 계획이다.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 메랄코는 DL이앤씨,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과 원전 사업에 협력 중이다. 메랄코는 앞서 작년 8월 DL이앤씨와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필리핀 전력망에서 벗어난 지역에 SMR을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와 부지 평가, 장기 전략 계획 수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본보 2025년 8월 20일자 참고 : [단독] DL이앤씨,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과 SMR 개발계약 체결…삼성물산·LG엔솔 협력 유지>
메랄코는 지난 2024년에는 삼성물산과 원전 프로젝트 도입을 촉진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원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양사는 원전 기술 설계 및 역량을 비롯해 규제 프레임워크, 에너지 환경, 전력망 인프라 등에 대해 논의하고,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었다. <본보 2024년 10월 15일자 참고 : [단독] 삼성물산,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 메랄코와 원전 파트너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