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SK머티리얼즈 제이엔씨(SK Materials JNC, 이하 SKMJ)가 일본 큐럭스(Kyulux)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주력 제품인 청색 소재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초형광(Hyperfluorescence)' 기반 녹색 도판트를 확보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큐럭스에 따르면 최근 SKMJ와 '녹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관련 재산권(IP) 및 기술 노하우'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큐럭스는 합성 공정 등 핵심 원천 기술을 제공한다. SKMJ는 이를 바탕으로 제품 최적화와 양산 체계 구축, 글로벌 상용화를 주도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SKMJ 사업 전략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SKMJ는 청색 OLED 도판트 시장 주도권을 두고 SFC(삼성디스플레이·일본 호도가야 화학 합작사)와 치열한 특허 무효 소송을 벌여왔다. 특히 해당 사안은 지난해 대법원이 본안 심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시장 경쟁 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존 사업의 법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SKMJ는 차세대 녹색 발광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사업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현재 OLED 도판트 시장은 적·녹색 인광 분야에서 미국 유니버설 디스플레이(Universal Display Corporation, UDC)가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청색은 형광 기반의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UDC가 장악한 인광 소재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TADF 및 초형광 등 차세대 발광 기술에 주목해 왔다.
SKMJ가 도입한 큐럭스의 초형광 기술은 열활성지연형광(TADF)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희소 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플랫폼이 특징이다. 높은 색순도와 효율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기존 인광(PHOLED) 소재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SKMJ가 이번에 녹색 차세대 소재를 확보함에 따라, 청색 중심이었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용화 일정도 구체적이다. SKMJ는 올해부터 글로벌 주요 OLED 패널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평가·테스트용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공급을 시작해 △모바일 △TV △IT 기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청색 특허 분쟁이라는 리스크 속에서 차세대 기술이라는 돌파구를 마련,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SKMJ는 SK머티리얼즈의 사업 개발·생산·마케팅 역량과 일본 JNC의 기술력을 결합해 설립된 합작법인이다. 붕소(Boron)계 청색 도판트의 핵심 IP를 중심으로 OLED 공통층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소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