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테네시 주정부에 이어 상원의원과 면담을 가졌다. '친(親)트럼프'로 유명한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의원과 만나 약 11조원 규모 제련소 투자를 논의했다. 텍사스주의 강력한 지지를 토대로 영풍·MBK파트너스가 제기하는 '백기사 논란'을 해소하고 제련소 건설에 총력을 다한다.
블랙번 테네시주 상원의원(공화당)은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최 회장과 회동한 사실을 공유하며 "약 70억 달러 상당 투자에 대해 논의하게 돼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테네시주에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핵심 광물 자원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블랙번 의원은 2018년 테네시주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알려졌다. 올해 치뤄질 테네시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를 예고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미 외교·정책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개최한 광물 안보 대담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었다. 이후 빌 리 주지사를 비롯한 테네시 주정부 고위 인사들에 이어 현지 의원과도 면담을 갖고 제련소 사업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주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작년 말 텍사스에 10조9500억원을 투자해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완공하고, 연간 아연 30만 톤(t), 납 20만t, 동 3500t, 희소금속 5100t 등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사업비는 미국 정부·미국 내 전략적 투자자가 출자한 합작법인 '크루서블 JV'를 통해 약 2조8600억원을 조달한다. 약 8600억원은 고려아연이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해당 자금은 직접 운영할 고려아연의 사업법인 '크루서블 메탈스'에 들어간다. 또한 사업법인은 미국 정부·은행 등에서 차입과 보조금을 합쳐 총 75억 달러(약 11조원)를 확보한다.
고려아연은 대출 대가로 미 전쟁부에 크루서블 메탈스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부여했다. 전쟁부는 주당 1센트에 지분 최대 14.5%를 매입할 수 있다. 제련소 기업가치가 150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면 추가 20%의 지분 취득이 가능하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에 최대 34.5%의 지분 취득 권리를 부여하며,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제련소 투자를 통해 미국 정부라는 '백기사'를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대형 로펌인 '스콰이어 패이튼 보그스'를 신규 로비스트로 선임하고 미 의회를 상대로 여론전에도 나섰다.
고려아연은 투자가 경제 안보에 중요한 사업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최 회장은 제련소 건설이 한국과 미국 안보 동맹에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담회에서 "핵심 광물 이슈가 단순 산업·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전환됐다"며 "미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일부 국가의 지배력을 상쇄하려면 핵심 광물 가공에 더해 채굴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와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