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모비스가 스페인 공장을 완공하며 유럽 전동화 부품 현지 생산 거점의 문을 연다. 내년 초 양산을 본격화하며 유럽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공급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VGP그룹'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스페인 법인은 최근 나바라주 노아인 지역에 위치한 'VGP 파크 팜플로나 노아인(VGP Park Pamplona Noáin)' 내 배터리 시스템 조립 공장의 건설을 완료했다. 파트너사인 폭스바겐과의 협의 및 시운전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4월 기공식을 열고 나바라 공장을 착공했다. 약 11개월의 공사를 거쳐 계약상 일정보다 한 달 앞서 준공됐다. 공장 가동에 따른 직접 고용 인원은 약 350명 수준이다.
공장은 총 부지 면적 14만7700㎡ 중 연면적 5만㎡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에는 자재 보관 전용 모듈과 로봇화된 조립 라인, 생산 창고, 기술·서비스 공간이 배치됐으며, 약 2000㎡ 규모의 사무 공간도 포함됐다.
자동화와 친환경 설계도 대거 적용됐다. 공장에는 로봇 기반 조립 시스템과 물류 자동화 기술이 도입됐고, 건물 옥상에는 600kWp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됐다. 조경 역시 토착 식물 식재, 곤충 호텔과 박쥐 서식처 조성 등 생물다양성 보존 기준에 맞춰 설계됐다. 친환경 건축 인증인 ‘BREEAM 아웃스탠딩’ 등급도 획득했다.
신공장에서는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탑재될 배터리 시스템(BSA·Battery System Assembly)을 생산한다. 전기차용 고전압 배터리 셀을 차량에 탑재 가능한 시스템 형태로 조립·통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입지 역시 전략적으로 선택됐다. 공장이 들어선 노아인 지역은 폭스바겐그룹의 란다벤 공장과 약 10km 떨어져 있다. 란다벤 공장은 폭스바겐그룹의 유럽 전동화 전략에 따라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이 진행 중인 곳이다. 배터리 시스템 조립 공장을 완성차 생산 기지 인근에 배치함으로써 물류 효율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나바라 공장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시스템 공급 역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섀시·전동화 부품 공급에 더해 배터리 시스템까지 현지에서 직접 조립·공급하는 구조를 갖추면서, 폭스바겐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범위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