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유럽 주요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기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추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15일 유럽 전기차 판매 데이터 플랫폼 'EU-EVs'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현대차·기아의 유럽 주요국(15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5.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2.3%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EU-EVs는 유럽 내 15개 주요 국가의 전기차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발표하는 플랫폼이다.
테슬라 점유율 역시 7.7%로 현대차·기아와 동률였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4.5%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 현대차·기아가 15만9561대, 테슬라는 16만5997대로 집계됐다. 이는 12월분 통계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테슬라는 한때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4.1%에 달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분기 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 2분기 17.8%까지 수직하락했다.
테슬라 수직하락은 폭스바겐의 ID.3, ID.4 출시와 스텔란티스 산하 푸조의 e-208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델은 실용적인 크기와 성능을 중요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에 힘입어 폭스바겐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섰으며, 스텔란티스는 1%대 에서 10%대 점유율로 수직상승했다.
4분기 기준 유럽 전기차 1위는 폭스바겐이며, 점유율은 29.6%에 달한다. 2위는 8.9%를 기록한 BMW이며, 이어 스텔란티스(8.57%), 테슬라, 현대차·기아, 지리 등 순으로 나타났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6.1%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출시 초기인 2021년과 2022년 10%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7~8%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현대차·기아가 테슬라를 추월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 테슬라를 넘어선 바 있다. 현대차·기아의 1분기 점유율은 9.6%로, 테슬라(9.2%) 보다 0.4% 포인트 앞섰다.
테슬라는 지난해 분기 평균 7만대를 판매했으나 올들어 4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만대 수준에서 올해 4만대로 25% 가량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