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구리 가격이 "공급 부족과 AI 수요로 톤당 1만2000달러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구리 가격은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 중인데 추가 상승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캐나다 광업 전문 매체 마이닝 닷컴은 12일(현지시간) 올해 구리 가격 추세를 분석했다.
매체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며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수요 급증 전망과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5% 상승하며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톤당 1만195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계적인 데이터센터 확장과 전력망 현대화에서 비롯됐다"는 게 마이닝 닷컴 분석이다. 구리 배선은 데이터센터와 친환경 인프라 전력망에 필수적인데, 관련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구리 수요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구리 수요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27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는 3.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내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 증가율은 3%로 전망됐다.
이렇게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에서 프리포트 맥모란의 그라스버그 구리광산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글렌코어 등 광산 기업들은 내년 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가 최근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망 조사에 따르면 구리 시장은 올해 12만4000톤, 내년 15만 톤의 공급 부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글로벌 구리 거래소들이 재고 물량을 늘린 것도 구리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런던금속거래소와 미국 코멕스(Comex),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 보관된 구리 재고 물량은 올해 들어서만 54% 늘어 66만1021톤을 기록 중이다. 이 중 코멕스 재고량은 사상 최고치인 40만5782톤을 기록, 전체 거래소 재고 물량의 61%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