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톱티어' 자동차용 반도체 보안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며 차량용 제품 신뢰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강화된 보안 요구 수준에 선제적으로 대응, 향후 수주전에서 기술·신뢰·규제 적합성을 모두 갖춘 공급사로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TÜV 라인란드로부터 국제 표준 기반의 사이버보안관리시스템(CSMS, Cyber Security Management System) 평가에서 '업계 최초'로 ML3(레벨 3)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스토리지 제품 개발부터 운영·유지관리 전 과정에 보안 체계를 내재화한 조직 운영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았다.
CSMS는 개별 제품을 기준으로 삼는 보안 인증과 달리 그 제품을 만드는 조직 전체가 보안 프로세스를 얼마나 성숙하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기업이 보안을 단일 기능이 아닌 운영 문화로 자리 잡게 했는지, 개발·운영·공급망·OTA(무선 업데이트) 대응 등 전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ML3는 조직이 보안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전사적 수준에서 고도화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음을 요구하는 최상위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품질 관리 전반에서 보안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성숙도에 도달해야 받을 수 있는 등급이다.
최근 글로벌 규제 강화도 CSMS 인증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R155 규정을 통해 CSMS 인증을 차량 형식 승인 필수 조건으로 명시했고,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모든 신차에 의무 적용하고 있다. 한국도 올 8월 신차 적용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 8월부터 전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뿐 아니라 차량용 스토리지·메모리·반도체 등 핵심 부품 개발에서도 CSMS 기반 관리가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로벌 OEM 역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CSMS 체계를 구축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고 수준의 보안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자동차용 스토리지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있다. 제품 개발·운영 전반이 국제 보안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이 입증되며 UFS, 오토SSD(AutoSSD) 등 주요 라인업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용 저장장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내달엔 '오토모티브 UFS 4.1'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23년 7월 출시한 자동차용 UFS 3.1 후속 제품으로, 자율주행 연산, 차량 내 대규모 데이터 처리, 인포테인먼트, 클라우드 연동 등 고성능 환경에서 활용되는 핵심 저장장치다. 초기 설계 단계부터 보안 구조를 적용해 OTA, V2X(차량-사물 간 통신), 외부 네트워크 연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CSMS ML3 인증을 통해 글로벌 고객의 신뢰를 강화하고, 스토리지 분야에서 축적한 보안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자동차용 메모리 생태계 전반으로 그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보안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글로벌 보안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