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속 연결 기술 '엔비링크 퓨전(NVLink Fusion)' 생태계에 합류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동맹을 확장하며 AI 서버 핵심 제조·공정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4일 엔비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엔비링크 퓨전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링크 퓨전 표준에 맞춰 설계된 중앙처리장치(CPU)와 통합처리장치(XPU)의 제조·공정을 지원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I 서버 생태계에서 전략적 역할을 확대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납품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과 맞물리며 기술적·공급망 측면에서 양사 간 협력 범위가 한층 넓혀진 계기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메모리 공급을 넘어 엔비링크 퓨전 설계 표준에 맞춘 칩 제조와 공정 지원까지 참여함으로써 AI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 공급망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참여가 엔비링크 퓨전 생태계 확장과 다양한 반도체 파트너 확보로 이어지는 만큼 엔비디아는 GPU 중심 서버의 생산 다양성을 높이고, TSMC 의존도를 완화하며 장기적 AI 데이터센터 표준 구축을 위한 유연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엔비링크 퓨전은 엔비디아가 지난 5월 '컴퓨텍스 2025'에서 발표한 데이터센터용 표준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CPU, XPU를 서버 내에서 고속으로 연결해 AI 연산과 모델 추론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PCIe(PCI 익스프레스) 기반 연결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 대규모 AI 서버에서 병목 현상을 줄여준다.
엔비디아 외에도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사, 지적재산권(IP) 공급사, 서버 통합사 등 다양한 파트너가 참여하는 생태계 기반으로 운영된다. 인텔도 x86 CPU를 엔비링크 퓨전 환경에 최적화해 엔비디아 인프라 플랫폼과 통합될 수 있도록 설계·제조하는 파트너로 참여한다. 삼성전자와 인텔 외 미디어텍, 마벨, 시높시스, 케이던스, 알칩 등도 주요 파트너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