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방위기업 안두릴(Anduril)이 차세대 무인 협동전투기의 시험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안두릴은 경쟁사인 제너럴 아토믹스보다 초도비행은 늦었지만, 첫 비행부터 인간 개입을 최소화해 기술 격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트로이 마인크(Troy Meink) 미국 공군부 장관은 최근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서 개최된 공군·우주군 협력 에어스페이스 사이버 콘퍼런스에서 "안두릴이 개발하고 있는 'YFQ-44A'가 10월 중순 초도비행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두릴 다이엠 살몬(Diem Salmon) 공중우세·타격 부문 총괄도 "YFQ-44A은 비행 시험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단계에 있다"며 "여러 대의 시제기가 현재 지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FQ-44A는 미국 공군이 진행하고 있는 협동전투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CCA)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기종이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YFQ-44A는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YFQ-42A와 경쟁하고 있다. 두 항공기는 과거 각각 '퓨리', '갬빗'으로 불렸다. 미국 공군은 지난 3월 두 항공기에 대해 제식번호를 부여한 바 있다. 미군 항공기 명칭 체계에서 'F'는 전투기를, 'Q'는 드론을 의미하며, 앞에 붙는 'Y'는 프로토타입 설계를 뜻한다.
CCA 프로젝트는 미래 공중전의 핵심 기술인 무인 전투기를 획득하기 위한 사업으로, 안두릴·제너럴 아토믹스는 첫 번째 기종 도입전의 최종 후보로 선택된 상황이다. 미국 공군은 여러차례 CCA 도입 사업을 진행해 다양한 항공기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무인 전투기는 사람이 조종하는 전투기와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하는 유무인 전투비행체계(Manned-Unmanned Teaming, MUM-T)를 구축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무인 전투기는 '충성스러운 호위기'라는 뜻을 가진 '로열 윙맨'으로 불리기도 하며, 유인 전투기와 함께 공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사일 캐리어, 전자전, 정보·감시·정찰(ISR) 등 공군이 담당한 대부분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국 공군은 최대 1000대 이상의 CCA를 원하고 있다.
YFQ-42A와 YFQ-44A의 성능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지만 미국 공군은 해당 기종에 F-35급의 스텔스 성능과 700해리(약 1264km) 이상의 전투반경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700해리 이상 전투반경은 현재 미국 공군의 주력기인 F-22, F-35보다 넓다.
안두릴은 초도비행부터 YFQ-44A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이착륙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경쟁사인 제너럴 아토믹스보다 초도비행은 늦었지만 기술력을 앞서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계획이다. 제너럴 아토믹스는 8월 말 초도비행에 성공했으며, 이착륙 과정은 조종사가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너럴 아토믹스 측은 "그레이 이글, 리퍼, 어벤저 등 무인항공기를 통해 이미 자동 이착륙 기능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안두릴 관계자는 "YFQ-44A는 초도비행부터 자율적으로 이륙과 착륙을 진행할 것"이라며 "초도비행부터 자율 이착륙을 구현하다보니 개발이 지연됐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전에 계획된대로 초도비행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