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사태 후폭풍' SK온 협력사, 美 출장 인력에 근무지 방문 자제 권고

2025.09.18 08:30:20

현대차·SK온 합작공장 장비 설치 직원들 대상 유급 휴가 제공
구금 사태 이후 내부 불안감 높아져…韓 배터리 투자에 부담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차전지 조립장비 업체인 우원기술이 현대자동차와 SK온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지원하고 미국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금 사태 여파다.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공장 건설 지연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미국 정부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 플로우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파이내셜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우원기술은 최근 현대차와 SK온의 조지아 합작공장에 장비 설치를 위해 투입된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제공했다.

 

켄 심(Ken Shim) 우원기술 미국법인장은 "그들(직원)은 호텔이나 집에 머물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고 일주일 휴가라고 생각하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됐던 사태의 여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은 전자여행허가 이스타(ESTA)와 단기 상용비자인 B1 비자로 미국을 오간 점을 문제 삼아 직원들을 체포했다. 이후 현지에 파견된 한국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심 법인장은 우원기술 직원들이 모두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구금 사태 영향으로 휴가를 지원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비자 소지자들에게 법적 지위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확인될 때까지 미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월마트나 한인들이 자주 찾는 아시아 식료품점 체인인 H마트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심문한다는 소문까지 돌며 모든 직원에 비자와 여권 지참을 지시한 상태다. 

 

구금 사태의 후폭풍으로 미국에 투자한 배터리 기업과 협력사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SK온 또한 B1 비자를 가진 직원들에게 숙소 대기 방침을 내렸다. 현장 작업자 교육과 연수·세미나 참석, 고객사 미팅·계약, 장비 설치·정비 관리 감독 등 업무를 하는 자가 대상이다. SK온은 B1 비자 소지자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재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확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자 문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미국 배터리 기업들의 공장 건설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 건설 일정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SK온 합작공장 투자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 2023년 4월 약 50억 달러(약 6조9000억원)를 투자해 연간 35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당초 배터리 생산라인 8개를 만들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업황 둔화로 4개로 축소하고 속도 조절을 했다. 약 1년간 고심 끝에 이달 초 투자를 재개했는데 구금 사태가 터지며 인력을 제때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한 가동 일정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