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조선 동맹] 필라델피아 상무부 "시·주정부도 ‘올인’…인프라·세제 등 한화오션 적극 지원"

2025.08.25 08:50:22

시·주정부 ‘올인’…일자리 지원·훈련·저금리 대출까지
"인프라 먼저" 3000만 달러 투입… 도로·전력·상수도 확충

 

[필라델피아(미국)=김은비 기자]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달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합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루제(Pierre-Olivier Lugez) 필라델피아시 상무부 국제비즈니스·글로벌전략 이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시 상무부 본관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한화오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국제투자 전략을 총괄하며 해외 기업 유치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확대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루제 이사는 “한화필리조선소는 단순한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필라델피아 조선업 재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한미 협력 강화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용과 인력 양성 기대…숙련 인력 확보 관건

 

필라델피아시는 이번 인수의 가장 큰 효과로 ‘고용 확대’를 꼽았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인수 전 약 1700명 수준이던 현장 인력을 향후 10년 내 40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23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특히 조선업 특성상 숙련 용접공과 같은 전문 기술 인력이 핵심이다. 한화오션은 2026년까지 240명의 용접공을 우선 채용하고, 이후 연간 최대 500명 규모로 고용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필라델피아시도 발맞춰 지원에 나서고 있다. 루제 이사는 “용접공 등 전문 인력 교육과 채용 확대를 돕고 있다”며 “필라델피아에는 약 300만 명의 노동 인구와 펜실베이니아대·와튼스쿨·프린스턴 등 인재 공급처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펜실베니아주와 필라델피아시는 신규 고용 인원 1명당 수천 달러를 지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프로그램 △직업훈련 과정 △PIDC를 통한 저금리 대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루제 이사는 “가능한 한 많은 일자리가 필라델피아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정규직과 의료보험, 가족부양이 가능한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주 지도부 역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셰렐 파커(Cherelle Parker) 필라델피아 시장과 조시 샤피로(Joshua Shapiro)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한화오션과 직접 만나 네이비야드 투자 확대와 인력 수급을 논의한 바 있다. <본보 7월 21일 기사 참고 美 해사청장·필라델피아 시장도 '반색'…한화 필리조선소, 조선 부활 상징 되나>

◇ "인프라와 정책 등 적극 뒷받침"

 

필라델피아시는 조선업 투자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와 필라델피아시는 최근 네이비야드 인근 부지 재개발에 3000만 달러를 투입, 도로·전력·상수도 설비를 확충했다. 

 

루제 이사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면 시·주·민간이 함께 인프라 예산을 마련한다”며 “이처럼 기반시설이 갖춰져야 민간 개발자가 자기 자본으로 건물을 짓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데 네이비야드 도로는 시나 주가 아닌 민간 소유라 설치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무부가 이를 보조해 투자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존스법' 등 정책적 환경, 한화오션에 유리...필라델피아 산업 생태계 '시너지'

 

루제 이사는 존스법(Jones Act)과 바이아메리카법(Buy America Act) 등 미국 연방 정책이 한화오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는 한화오션이 인수한 조선소가 있고, 이곳은 사실상 미국에서 남아 있는 유일한 대형 상선 건조 시설”이라며 “필요하다면 주지사나 연방 의원들과 함께 워싱턴DC에서 산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고, 시 차원에서도 인력·인프라·계약 수주 등 모든 부분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법은 미국 내 항만 간 운송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어, 한국 필리조선소 인수 사례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필라델피아가 가진 산업 생태계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루제 이사는 "필라델피아는 헬스케어, 생명과학, 첨단 제조업, 기술혁신 분야 등 다양한 기업이 위치해있다"며 “미국 경제 성공의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도시”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동북부 핵심 시장의 중심에 자리해 있으며 첨단 로봇 기업 고스트 로보틱스 등 글로벌 기업의 본사 4분의 1이 몰려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루제 이사는 "필라델피아는 약 5500만 명이 접근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뉴욕 등 대도시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낮으면서도 사람 중심의 생활·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과 글로벌 앙트러프러너십 네트워크(GEN)가 발표한 2025년 보고서에서 필라델피아는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 13위에 올랐다. 불과 3년 만에 12계단 뛰어오른 것으로, 스타트업 투자와 기업공개·인수합병(IPO·M&A) 등으로 창출된 경제적 성과를 의미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2022~2024년 약 760억 달러(약 102조6000억 원)로 평가됐다.

 

루제 이사는 한화오션 투자가 불러올 긍정적인 변화를 전망했다. 그는 “항만 확장과 국제무역 증가로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가 조선업을 넘어 물류·제조·서비스 등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비 기자 ann_eunbi@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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