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 자회사 '베어로보틱스'가 영국 외식 장비 유통기업과 손잡고 현지에 서빙 로봇 공급을 추진한다. 영국을 교두보 삼아 유럽 외식시장 내 자동화 수요에 대응, 상업용 로봇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제스틱 푸드서비스 솔루션(이하 제스틱)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베어로보틱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사 개발 주방이 위치한 영국 켄트주 패독우드에서 베어로보틱스의 서빙로봇 '서비플러스(Servi+)' 시연을 시작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제품 개발·기술 지원을, 제스틱은 영국 내 영업·유통과 실사용 환경에서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외식업계의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증대라는 니즈에 부합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며,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 효과를 극대화, 글로벌 서비스 로봇 사업의 확장을 모색한다.
고객들이 직접 서비플러스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 영국 내 베어로보틱스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져 실제 도입 확산과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외식업체들은 인력 부담과 운영비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비플러스는 접시 16개 이상을 한 번에 운반하고 여러 테이블에 동시에 배달할 수 있는 상업용 자율주행 서빙 로봇이다. 고저차가 있는 바닥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하며 액체 운반 기능과 반응형 LED 조명,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최대 4개의 대형 트레이를 유연하게 장착할 수 있어 다양한 외식 환경에 대응 가능하다.
제스틱은 영국에 본사를 둔 외식 장비 전문 유통 기업이다. 고온 조리기기, 제빵기기, 피자 오븐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주방 장비를 외식업체에 공급한다. 호텔,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자사 개발 주방에서는 신제품 시연과 솔루션 제안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유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기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지난 2023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유럽 허브를 개소해 유럽 내 영업·서비스 네트워크를 본격 구축하고 있다. 제스틱과의 파트너십을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 속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영국은 외식업 비중이 크고 로봇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으로, 유럽 진출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이번 제스틱 협업으로 영국 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향후 독일과 프랑스 등 인접국가로 확산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클 에어 제스틱 제품 디렉터는 "외식 업계에 지속적인 인건비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며 "베어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은 운영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번아웃과 같은 업무 부담을 줄여준다"고 밝혔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제스틱의 개발 주방 방문객들이 서비플러스의 실제 작동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외식 서비스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영국 전역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기술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서빙용 자율주행 로봇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LG전자는 작년 3월 6000만 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고, 올 1월 30%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경영권을 장악했다. 베어로보틱스가 상업용 로봇 사업을 맡고, LG전자는 가정용·산업용 로봇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