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러시아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후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규 건설 사업 수주 가능성은 높다는 판단에서다.
러시아 튜멘 상공회의소(TPO)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의 DL이앤씨가 내달 7일 튜멘에서 지역 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튜멘 상공회의소는 DL이앤씨에 대해 “기술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건설 산업의 선두에 있다”고 평가하며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과의 협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튜멘은 러시아 시베리아 서남부 도시로 지난 1960년대 유전 발견 이후 러시아 석유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과 다국적 에너지 기업 ‘루크오일’, 글로벌 석유기업 ‘쉘’ 등 대형 석유·가스 기업들이 대표 사무소를 두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14년 이미 러시아에 진출해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 일부 구간을 시공 중이다. 총 사업비는 2조원 규모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對)러 제재 강화로 공사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DL이앤씨의 이번 러시아 튜멘 방문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시에 최근 몇 년 간 부진했던 해외 건설 사업 수주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1~5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1808만 달러(약 250억원)에 그쳤다. 전체 건설사 중 26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해외 신규 수주가 없었다. 기존 해외 사업 증액과 변경만으로 4604만 달러(약 630억원)를 기록하며 41위에 머물렀다.
DL이앤씨 외에 다른 국내 건설사도 러시아를 찾았다. 지난 5월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경영진이 러시아 정부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러시아 석유·가스 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