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집트 정부가 북서부 가굽(Gargoub)항 일대 경제특구 설립을 공식 승인, 해당 사업에 참여 중인 STX의 항만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수년간 전략적 협력과 타당성 조사를 이어온 STX는 이번 승인으로 사업 실현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리며, 중동·아프리카 물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이집트 내각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마르사 마트루흐(Marsa Matrouh)주 북서부에 위치한 가굽항 일대 약 40만2200에이커(약 1627㎢) 부지를 '가굽항 경제특별구역'으로 공식 지정했다. 향후 투자 유치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에서 법적·행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집트 정부는 해당 지역을 산업·물류·에너지·관광이 결합된 복합 경제지구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총 630억 이집트파운드가 투입돼 58개 세부 사업이 3단계에 걸쳐 추진될 예정이며, 가굽항은 내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경제특구 지정은 STX가 지난해 11월 이집트 교통부 및 해군과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Strategic Partnership Agreement, SPA)과 맞닿아 있다. 당시 STX는 항만 개발, 곡물 터미널 운영, 저장시설 구축, 배후 산업단지 개발 등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사업 협력을 본격화한 바 있다. <본보 2023년 11월 29일 참고 STX, 이집트 가굽항 경제물류구역 개발 타당성 조사 실시>
STX는 이 가운데 1단계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자회사 STX그린로지스를 통해 곡물 해상운송과 트레이딩, 항만 운영 장비 공급 및 산업단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터미널은 이집트 해군 주도로 이미 선행 건설이 진행된 상태다. 경제특구 지정으로 STX는 향후 계약 이행과 투자 집행을 위한 실질적 토대를 확보하게 됐다.
가굽항은 리비아와의 송유관 연결, 유럽·아프리카 재수출 거점 등의 기능을 포함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집트 정부는 항만 인프라 개발 외에도 △자동차 재조립 공장 △석유 파이프라인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 △해양 물류 기지 등의 사업을 연계 추진하며 핵심 인프라를 조성,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무역·물류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집트는 현재 약 3000km 해안선과 18개 상업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교역량의 약 90%가 지중해·홍해 연안 항만을 통해 이뤄진다. 가굽항은 수에즈 운하와 함께 향후 국가 경제를 견인할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