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그룹의 호주 방산기업 '오스탈' 인수가 오는 9월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호주 정부의 승인이 9월에 결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작년부터 공들인 한화의 오스탈 인수가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19일 더웨스트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에 따르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화의 오스탈 지분 인수를 승인하려면 4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오스탈 지분 19.9%를 매수했다. 지분 9.9%를 직접 사들였고, 나머지 10%를 호주 증권사를 통해 총수익스와프(TRS·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자산에 연동된 수익·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 계약 형태로 보유했다.
호주 회사법은 외국인 투자자가 상장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가질 시 현지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도 심사를 받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지난달 총선을 마무리한 후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상 30~90일이 소요되지만 오스탈은 호주 안보와도 밀접한 방산 기업이어서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작년 4월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300억원)에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으나 경영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한화가 공개 매수에 나선 이후에도 경영진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리차드 스펜서(Richard Spencer) 오스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한화의 인수 시도를 비난하며 이사회 의석 진입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이 떨어진 후 오스탈은 공시를 통해 "독립적인 확인 절차에 착수했다"며 "이번 승인은 한화가 주장한 내용과는 다르다"고 밝혔었다. 오스탈의 반대와 안보 이슈가 맞물리며 호주 정부는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미국에 이어 호주 정부가 승인하면 인수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한화는 오스탈을 활용해 미국 함정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오스탈은 미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운영 중이며, 약 13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했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점유율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