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SK넥실리스의 폴란드 동박 공장 앞 도로에 '서울'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현지 주요 투자 기업으로서 SK넥실리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한편 한국과 폴란드 간 배터리 동맹을 공고히하는 상징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12일 스탈로바볼라시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SK넥실리스가 건설 중인 배터리 동박 공장 정문 앞 도로에 '서울'을 뜻하는 '울리차 세울스카(ul. Seulska)'라는 이름을 붙이는 조례안 초안을 마련해 공식 발의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조례안은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시의회에서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조례는 지역 정부 관보에 게재된 후 14일 뒤부터 효력을 갖는다. 절차상 본회의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이미 시 명칭위원회가 긍정적인 의견을 제출했고, 도시개발·도로명 부여 권한을 가진 루주스 나드베레즈니 스탈로바볼라시 시장도 공개 지지를 표명한 상황이어서 통과가 유력하다.
이번 도로명 변경은 SK넥실리스 폴란드법인의 공식 요청으로 추진됐다. SK넥실리스가 자사 공장 인근 신설 도로에 행정 주소를 부여하기 위해 이름을 제안했고, 시는 이를 국제 협력의 의미로 확대 해석해 조례안으로 상정했다. 도로는 시 소유 토지와 국유림 일부를 포함해 SK넥실리스 공장에 바로 인접해 위치하고 있다.
'서울’ 지명을 행정 도로명으로 채택하는 것은 스탈로바볼라시가 SK넥실리스를 단순 투자자를 넘어 동반 성장을 위한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또 SK넥실리스는 지역 산업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스탈로바볼라시는 우호적 투자 환경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윈윈’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스탈로바볼라시는 "'서울로'라는 명칭 부여는 전략적 투자 및 협력 관계에 대한 인정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탈로바볼라가 동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투자에 개방적인 도시임을 홍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투자 친화적인 환경 조성의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며 "또 도시의 이미지 전략과 국제 관계 강화에 기여하고 혁신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지역 정체성 강화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넥실리스는 스탈로바 볼라 소재 산업단지 유로파크 스타로바 볼라에 27억 즈워티(약 9927억원)를 쏟아 연간 5만7000톤(t) 규모 동박 공장을 짓고 있다. 폴란드 정부로부터 약 5억4500만 즈워티 규모의 보조금을 확정받았다. 신공장에는 10층 규모 건물 22개 등 총 44개 건물이 들어선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전문직 70명을 포함해 최소 333명의 정규직을 채용한다.
지난 2022년 7월 착공 후 당초 작년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가동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은 완공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유럽 내 수요가 아직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지 않은 만큼 수요 회복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동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우선 끌어올리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