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연춘 기자] 한미약품이 mRNA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면역항암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세계 최대 암 학술대회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mRNA 기반의 차세대 면역항암 신약 후보 물질들을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제약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AACR 2025에서 총 11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다 발표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한미약품이 항암 분야에서 꾸준히 쌓아온 R&D 역량을 기반으로 mRNA, 이중항체 등 첨단 모달리티를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에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STING(Stimulator of IFN Genes) 단백질 발현을 유도하는 mRNA 항암 신약이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T세포 활성화에 집중했다면, 한미약품의 STING mRNA 신약은 면역 반응의 시작점을 재구성해 종양에 대한 면역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세포주 실험 결과, 이 신약은 항종양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하며 다양한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동물 모델에서는 단독 투여만으로도 유의미한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다양한 항암제와의 병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새로운 면역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잠재력을 높였다.
이와 함께 공개된 p53 mRNA 항암 신약 연구 결과는 mRNA 플랫폼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 단백질을 정상적으로 발현시켜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는 이 치료제는 폐암 및 난소암 동물 모델에서 암 성장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기존 화학요법제와의 병용 투여에서 우수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 향후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북경한미약품 R&D센터가 개발 중인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 기반의 면역항암 신약 BH3120의 비임상 연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인 BH3120은 이번 학회에서 새로운 독성 평가 모델을 통해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고, 가상 암 조직 분석을 통해 면역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는 임상 개발 전략을 최적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한미약품은 EZH1/2 이중 저해제, 선택적 HER2 저해제, MAT2A 저해제, SOS1 저해제 등 다양한 표적항암 신약 후보 물질들의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항암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특히 SOS1 저해제는 KRAS 변이 암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보여 향후 혁신적인 병용 요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AACR 발표에는 한미의 신약개발에서 핵심 근간을 이루는 항암 파이프라인의 창조적 미래 가치를 선보인 데 이어, 5월 유럽내분비학회(ESE),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각각 희귀질환과 비만대사 분야 혁신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한미의 글로벌 R&D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입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