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분기 중국에 수출한 친환경차는 고작 1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존재감 '제로(0)'인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자국 브랜드 보호 기조와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현지화 전략 부재가 구조적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1분기(1~3월) 중국 시장에 친환경차(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를 12대 수출했다.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전체 수입 신에너지차 중 약 0.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중국이 수입한 신에너지차는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총 2475대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판매 부진은 전체 수입차 시장 위축과도 맞물려 있다. 1분기 중국 내 전체 수입차량은 9만4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두 자릿 수 하락했다.
중국 내 현대차·기아의 위상 하락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테슬라 현지 생산 확대와 △중국 정부의 자국 브랜드 우대 정책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통상 리스크 △현대차·기아 현지 전동화 전략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저가형 SUV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아반떼(현지명 랑동), 쏘나타 등 세단 중심 포트폴리오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정작 소비자 수요가 집중된 저가형 SUV 라인업은 부족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단순한 ‘세계 최대 시장’이 아니라 자국 산업 보호 기조가 강하게 작동하는 구조적 전장”이라며 “현대차와 기아가 실질적인 현지 생산 및 판매 기반 없이 수출에만 의존하는 전략으로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