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물류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27일 코트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물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직후 일주일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예약 물동량이 전주 대비 64% 감소했다.
또 이달 8일 기준 주간 글로벌 선복 예약 건수는 전주 대비 18.4%, 전년 대비 13% 각각 감소했다. 예약 건수가 실제 물동량 데이터에 반영되기까지 9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선복 예약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관세 인상에 대해 언급했다. 대형 유통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것에 대비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대한 많은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프론트 로딩(선제적으로 재고를 비축하려는 전략)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정 후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 중국 춘절 전까지 프론트 로딩이 성행했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선복 확보를 위해 웃돈을 지불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일부 선사는 웃돈을 지불하는 중국 화물을 우선 배치하면서 한국에 기항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통상적으로 극동발 미주향 선복량은 설날을 기점으로 급격히 줄었다가 8~9월 성수기까지 점차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극동발 미주향 선복량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정책 변화로 인해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연초 폭발적인 선복 수요와는 달리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 이후 아시아발 미국향 물동량이 급감했다.,
미국 관세 정책 외에도 글로벌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이 홍콩 기업 CK허치슨홀딩스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미국 선박이 과도한 통행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CK허치슨홀딩스로부터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파나마 정부는 CK허치슨의 계약 이행 문제를 조사 중이며, 미국 정부와 파나마 정부 간에도 운하 운영권과 관련된 의견 차이가 지속되고 있다.
코트라는 "이러한 상황은 해운 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운하 통행료와 관련된 갈등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해운 물동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