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금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 가격은 10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6% 오른 온스당 3160.82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171.49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 선물 가격 역시 3.2% 급등한 3177.5달러에 마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70여 개국에는 관세 인상을 90일간 유예하고 기본 관세율 10%만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에는 누적 145%의 고율 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며 시장 불안심리가 고조됐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오는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1%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과 같은 자산 가치는,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매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금 수요가 커진다.
트레이딩 플랫폼 '트레이두닷컴'의 니코스 차부라스 시장 분석가는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되찾고 있다"며 "무역 불확실성 외에도 달러 강세 가능성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금값에 추가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렉스 에브카리안 '얼라이언스 골드'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며 "통화정책 리스크가 커질수록 금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