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최고의 현물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즈(Gold Shares, GLD)’ ETF가 2년만에 주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SPDR 골드 셰어즈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돼 지난 2022년 7월 이후 주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 현물은 1.9% 하락했으며 총 금 ETF 보유량도 0.4% 하락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다. 지난달에는 미국 대선이 경합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금을 피난처로 찾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두고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자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청산하고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미국 증시와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이는 다른 통화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금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금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포용 정책과 친(親) 암호화폐 의원들이 의회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블랙록이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IBIT도 금 현물 ETF 상품 IAU의 순자산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 7일 장 마감 시점 기준 IBIT의 순자산 규모는 331억7000만 달러(약 46조2688억원)를 기록한 반면, IAU의 순자산 규모는 329억6000만 달러(약 45조9759억원)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IBIT 일일 거래량은 41억 달러(약 5조7191억원)에 이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IBIT에 11억2000만 달러(1조5623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역대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