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볼보가 내년 디젤차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브랜드 친환경 로드맵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속도에 맞춰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내년부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차 생산을 완전 중단한다. 오는 2030년까지 완전 전기 자동차만 판매하고 2040년까지 탄소 중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기후 주간(Climate Week NYC)에서 직접 발표한 내용이다. 그는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는 프리미엄급 순수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디젤차는 앞으로 몇 달까지만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2030년부터는 매년 1개 모델을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볼보는 친환경 로드맵에 따라 ‘오로베이(Aurobay)’ 지분도 매각했다. 오로베이는 지난 2021년 길리홀딩스 주도로 볼보와 길리자동차가 설립한 파워트레인 합작사다.
볼보는 오로베이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손 잡았다. 오는 2025년까지 예테보리에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미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의 주력 차종이 디젤차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생산 중단 선언은 파격적"이라며 "올해 8월 기준 볼보의 신차 판매량 67%가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이며 나머지 33%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라고 전했다.
한편 볼보는 한국에서도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지난 3월 방한한 짐 로완 CEO는 연말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를 국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볼보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EX90에는 중국 CALT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EX90은 1회 충전으로 최대 6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7인승 전기 SUV다. 라이더에 더해 센서 16개·레이더 5개·카메라 8개가 탑재돼 사고율을 19% 낮추는 등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