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에 5G 장비 공장을 건설한다는 설(說)이 '또' 제기됐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시장 중 한 곳인 인도에 새로운 거점 기지를 확보, 고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인도 경제매체 '민트(Mint)'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인도를 5G 장비 생산 허브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도 함께 후보군으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국제 정세로 인해 5G 장비 생산업은 중국 밖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데 베트남 외에는 인도가 중국 공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인도에 통신장비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나온 것이 처음은 아니다. 수년 전부터 관련 전망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지난 2021년엔 실제 인도 정부와 보조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까지 꾸렸다가 투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에도 구체적인 투자액과 공장 위치가 거론되는 등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공장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왔다. <본보 2022년 11월 28일 참고 삼성전자 인도에 통신장비 공장 짓는다>
삼성전자 투자설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것은 삼성전자의 현지 수주 성과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1·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릴라이언스지오와 바르티 에어텔을 모두 통신장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하에 현지 생산을 주요 원칙으로 삼고 있어 신공장 건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었다.
삼성전자가 기존 인도에 보유하고 있는 제조 인프라도 추가 투자 전망에 불씨를 당겼다.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지에 서남아총괄과 판매법인을 비롯해 노이다와 첸나이 등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생산법인 두 곳,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의 단일 스마트폰 공장 기준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고, 플래그십 모델 생산 비중도 늘리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시장 중 한 곳이다. 당국은 본격적인 5G 전환을 앞두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규모를 늘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반중 감정이 확산되며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를 5G 사업에서 배제하고 있어 중국 외 기업에 수주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