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경영] '1% 해외 매출' 동서식품을 바라보는 시선

2019.10.02 09:17:27

-태생적 한계인 '우물안 개구리' 탈출 기대

 

[더구루=윤정남 기자] ‘1%’. 동서식품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놓고 하는 말이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와 시리얼을 주력으로 지난 2007년 결산 기준 식품 업계에 드물게 '1조 클럽'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1% 해외 매출 비중은 동서식품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동서식품은 지난 1968년 미국 대형식품기업인 GF(General Food)사와의 50대 50 지분구조로 합작사 형태로 설립됐다. 이같은 합작관계는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크래프트사가 GF를 인수하면서 합작 파트너가 GF에서 자연스레 크래프트로 바뀌었을 뿐이다.

 

때문에 동서식품의 해외진출은 꿈도 꿀 수 없는 구조다. 크래프트사는 인스턴트커피를 비롯해 시리얼 영역에서 글로벌 톱 플레이어인데다 합작사 설립 당시 인스턴트커피와 시리얼 제품에 대한 동서식품의 해외 진출을 할 수 없도록 한 독소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7년 나란히 '1조 클럽' 멤버로 가입한 오뚜기와 비교하면 동서식품의 해외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9.64%(1976억2900만원)으로 지난 2007년 5.08%(512억1600만원)보다 2배 가량 확대됐으며, 매출은 4배 수직 상승했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1조5239억원)은 오뚜기의 75%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에 힘입어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동서식품은 말 그대로 ‘우물안 개구리’다. 동서식품을 보는 식품업계의 첫번째 시선이다.

 

그나마 동서식품 내부에서 변화의 작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너 3세인 젊은 후계자의 등장이다. 창업주 3세인 김종희 전무는 동서식품의 지배회사인 ㈜동서에 대한 적극적인 지분 확대로 승계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는 것.

 

㈜동서는 동서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동서식품과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미가방, 동서음료 등 동서그룹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동서는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동서 전 고문이 17.59%, 차남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19.3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김 전 고문의 장남 김 전무의 지분율은 12.34%다.

 

특히 동서 내부에서 김 전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동서식품 직원들은 합작 파트너인 크래프트사는 차제에 두고 김상헌·김석수 형제경영에서 벗어나 젊고 글로벌 감각을 토대로 한 동서식품의 해외진출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올해 44세인 김 전무는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했으며, 글로벌 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의 젊은 경영을 토대로 '우물안 개구리 탈출'을 관전하는 것은 동서식품을 바라보는 업계의 또 따른 시선이다.

 

김 전무의 최근 지분 매입이 동서식품의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이 될지 아니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는 수준에 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정남 기자 yoo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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