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 보복조치 강화 예고

2022.01.02 08:00:55

역외국 통상위협 대응 규정안 마련
제3국에 비례적인 관세·비관세 보복조치 부과 

 

[더구루=길소연 기자] 유럽연합(EU)이 경제적 위협을 가하는 제3국 관세 부과 조치를 예고했다. 통상위협대응 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발효시 강력한 제재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EU는 물론 유사한 무역보호조치를 마련하는 교역상대국이 있는지 예의주시가 필요하다.

 

2일 코트라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이 낸 'EU, 역외국 통상위협 대응 규정안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제3국이 EU 또는 회원국에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 보복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통상위협대응(Anti-coercion)'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제재 분야는 △제품 △서비스 △투자 △지재권△조달 △금융 분야까지 다소 폭넓게 적용된다. 세부적으로는 제품의 경우 관세조치(관세부과)와 비관세조치(쿼터, 수출입제한 등)가 시행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서비스교역 △지적재산권 △FDI △금융서비스 △공공조달 입찰 △EU의 화학물질 등록제도와 위생검역 규정의 등록·허가 △EU 펀딩(연구개발) 프로그램 참여 등에 대해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집행위는 위협의 심각성과 빈도를 고려 후 역내 기업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EU가 받은 피해에 비례하는 제재조치를 부과할 예정이다. 역외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제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조사와 협상, 경고, 실행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제재를 부과한다.

 

집행위는 "EU 내 역외국의 통상·경제적 위협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EU 차원의 대응안 마련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2019년 7월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채택하자 미국 정부는 프랑스산 63개 품목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우며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의 고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EU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디지털세의 경우 올해 7월 글로벌 디지털세 합의 도출과 함께 중단됐는데 이 같은 EU의 중단 배후에는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9년 EU가 열대우림 훼손을 이유로 바이오디젤 원료에서 팜오일을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럽산 유제품과 증류 수입금지를 경고했다. 중국은 독일 자동차, 프랑스 와인 등 역내 주요 산업 등을 압박해오고 있다.

 

이번 법안에 대해 EU 회원국들은 역외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신속한 대응 수단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법안 시행으로 향후 국제적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에서 법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다수의 회원국이 법안을 제3국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만장일치가 아닌 가중다수결 방식에 따라 일부 회원국 간 이견에도 법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법안이 시행되는 경우 EU가 제재를 시행할 첫 대상국으로 중국이 유력하다.

 

코트라 관계자는 "EU는 반덤핑, 상계관세 등 역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해 다양한 대응조치를 마련해왔으나 경제적 위협 관련 대응은 이번이 최초"라며 "앞으로도 역외국 압력을 막기 위한 EU의 노력은 지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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