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인도가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40%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테슬라 등 전기차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7일 더이코노믹타임즈(The Economic Time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4만달러(한화 약 4600만원)미만 수입 전기차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현행 60%에서 40%로 인하하고 4만 달러 이상 전기차의 경우 100%에서 60%로 낮추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현재 인도는 4만 달러(한화 약 4610만원)미만 자동차에 60%, 동일 금액 이상인 자동차에 100% 세금을 매기고 있다.
이는 현지 정책입안기관인 국가개조위원회(NITI Ayog)의 최고경영자(CEO) 아미타브 칸트(Amitabh Kant)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그는 "정부가 테슬라의 현지 판매를 앞두고 수입 관세 인하 요구 제안을 평가하고 있고 곧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관련 부처가 모두 나서 마지막 검토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재무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7월 인도 정부를 대상으로 전기차 관세 인하에 따른 인도 자동차 산업 발전 내용을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선 인도 지역 본사가 위치한 뭄바이에 첫 쇼룸을 준비하는 등 내년 현지 판매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는 연말까지 인도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가 인하될 경우 인도가 전기차 강국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잠재력이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여겨진다.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힘입어 인도 전기차 시장 구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또한 테슬라와 함께 나렌드라 모디 정부와 싱크탱크인 국가개조위원회(Niti Ayog)에 전기차 수입 관세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현대차 등이 나서 전기차 이용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한 물량을 공급하고 인도 정부가 관세 인하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마련에 적극 나선다면 순식간에 전기차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 정부가 관세를 40%까지 인하할지는 미지수다. △타타 모터스 △올라 등 인도 로컬 브랜드가 일제히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이들 로컬 업체는 관세를 인하할 경우 국내 공장을 보유한 제조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제조업 지원책과 모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가 수년째 고급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위해 로비를 벌였으나 로컬 브랜드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명분으로 좌절당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만큼 저항이 거세진 않다. 관세 인하가 전기차에만 적용되는 데다 인도에 수입되는 전기차 대수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 내연기관을 주로 생산하는 로컬 브랜드들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 전환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테슬라와 현대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관세 인하 조치는 더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