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 판매 가격을 약 20%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리튬을 비롯해 주요 원재료 값이 폭등한 탓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회사들은 고객사들과 가격 재협상에 돌입했다. 20%가량 인상이 전망되며 내년에도 추가로 올릴 수 있다.
BYD는 지난달부터 배터리 판매 가격을 최소 20% 상향했다. 이 회사는 고객사들에 보낸 통지문에서 배터리 양극재인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가격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3배 뛰고 전해액 가격도 150%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궈쉬안가오커와 펑후이에너지도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원재료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 CCTV에 따르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15일(현지시간) t당 19.5위안으로 연초보다 230% 이상 올랐다.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에 쓰이는 인산은 올해 들어 280%나 폭등했다.
니켈과 코발트 등 다른 금속도 다르지 않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니켈 가격은 9월 t당 2만 달러를 넘었고 코발트 현물 가격은 지난해 4월 t당 24만 위안에서 10월 말 38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원재료의 몸값 상승이 배터리에 반영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가격 조정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한다. 통상 배터리셀 가격이 20% 이상 오르면 전기차 가격은 7%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향 모델3 가격을 일주일 새 두 번에 걸쳐 인상한 바 있다. 최근 모델3와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후륜구동(RWD) 가격을 각각 8.4%, 1.7%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