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 경영권 갈등 리스크 여전'…日 신간서 집중 분석

2021.03.16 08:39:26

신간 '사업승계의 나침판(저 우량회사는 왜 오판했나)
창업주 지분 상속 과정서 또 다시 분쟁 촉발 가능성

 

[더구루=김도담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롯데홀딩스 지분률은 0.5%에 불과하지만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그룹 부회장이 이중 절반(0.25%)만 물려받더라도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거부할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일본 기업승계 컨설턴트 회사 니혼덴쇼의 대표 오타 히사야(太田久也)는 최근 집필한 신간 '사업승계의 나침판(저 우량회사는 왜 오판했나)'에서 롯데그룹을 실패 사례로 언급하며 이 같이 분석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7월 신격호 창업주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그룹 모든 보직에서 해임된 걸 시작으로 줄곧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져 오고 있다. 차남인 신동빈 당시 한국롯데 회장은 이와 동시에 그룹 전체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회장)로 선임되며 사실상 그룹을 장악했다. 이른바 '21세기판 왕자의 난'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까지 여섯 차례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제출하며 그룹 복귀를 꾀하고 있으나 모두 부결되며 현 체제를 유지 중이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의 동생 신 회장 해임안이 모두 부결되며 현 체제를 오히려 굳건히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으나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일본 자산관리회사 광윤사(고준샤·光潤社)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광윤사는 그룹 전체를 지배 중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가 비공개여서 제삼자가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순 없으나 국내 재계에선 그 지분율이 28.1%, 신 전 부회장 측에선 31.49%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본인 소유 지분 1.82%를 더해 33.31%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형인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을 토대로 그가 신격호 창업주의 롯데홀딩스 지분(지분율 0.5%)의 절반(0.25%)만 승계하더라도 35.56%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분의 1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 회사 주요의사결정 과정에서 거부권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신 회장이 추진 중인 △롯데호텔 △롯데렌탈 등의 상장을 통한 한국 계열사 중심의 지주체제 전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주요 의사결정에 해당하는 조직개편이나 인수합병(M&A)에도 발목이 잡혀 그룹 전체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저자는 이를 이유로 롯데그룹의 자본 정책을 실패라고 보고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자본 정책 수립에 실패하면 회사가 정체하거나 최악의 경우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담 기자 dodam@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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