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단체 "韓 정부 탄소중립 의지 부족…민간이 먼저 행동"

2020.12.03 10:10:45

차이나다이알로그 "韓 정부, 석탄 투자 지속…온실가스 감축목표 강화X"
"KB금융·삼성물산, 탈석탄 선언…민간 부문 전환 속도"

 

[더구루=홍성환 기자] 우리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국내외 석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지 않는 등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기후환경 관련 비영리단체 차이나다이알로그(China Dialogue)는 '한국은 탄소중립을 향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했지만, 국가가 석탄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강화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쓸모없는 계획이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이나다이알로그는 "지난 7월 한국 정부는 70조원 규모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지만 탄소중립 목표 설정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시급한 것은 석탄발전소의 종식과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나다이알로그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대규모 공공 지출과 민간 투자를 통해 탈(脫)탄소 경제로 나아가는 그린뉴딜을 공략으로 내걸었다"며 "하지만 총선 이후 녹색 요소는 없어지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디지털에만 초첨을 맞춘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200여개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6월 정부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며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 국민이 강력한 기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지난 9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0)를 목표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며 정부를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지만, 7번째로 많은 탄소 배출국이기도 하다"며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지난 2016년 한국을 사우디아라비아, 뉴질랜드, 호주와 함께 '기후 악당'으로 분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행동추적은 공공 금융기관의 석탄 투자가 계속되고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지적에도 한국 정부는 국내에서 7개의 새로운 석탄발전소 사업을 진행 중이고,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석탄발전소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린피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 공공·민간기관은 지난 12년 동안 석탄 사업에 500억 달러(약 55조원)를 투자했고, 해외 사업의 92%는 공공기관이 참여했다"며 "한국의 이러한 모순적인 행동은 국제 사회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정부의 느린 움직임과 달리 민간 기업들이 탈석탄 기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이나다이알로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민간기업은 저탄소 경제로 천천히 이동 중이고, 정부도 이러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일부 여건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인 KB금융그룹이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고,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사도 석탄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또 글로벌 연기금들이 삼성물산의 베트남 석탄발전소 참여를 비판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고 했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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