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인 '현대 크래들 베이징'이 상하이 장장(張江)으로 이전한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장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의약 등 전략 산업이 집적된 국가급 혁신 클러스터로, 중국 테크 기업과 사업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 크래들 베이징'을 연내 상하이 장장 하이테크단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특히 김윤근 현대 크래들 베이징 총괄은 최근 열린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에서 이전 계획을 공식화했다.
김 총괄은 "중국 혁신 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상하이를 중심으로 기술 탐색, 개념검증(PoC), 사업 연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18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중국 연구센터는 'In China For China To Global'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를 향해)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장강 지역은 중국 상하이시 푸둥 신구 중남부에 위치한 국가급 하이테크 단지다. △루자쭈이 △진차오개발구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와 함께 상하이 4대 핵심 개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AI·바이오·집적회로(IC)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선도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 상하이시는 혁신기업 유치, 핵심 인재 영입, 정책·자금 지원을 집중하며 글로벌 기술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 크래들 베이징은 지난 2019년 설립 이후 중국 내 초기 단계 스타트업 발굴과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며 그룹의 미래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에 기여해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상하이에서 '사업부-글로벌 파트너-스타트업'이라는 삼각축을 토대로 현지 스타트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이전은 중국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인 현대차 미래기술연구센터(HMATC)와 시너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HMATC는 △사용자 경험 △지능형 콕핏 △지능형 주행(L2+~L4 로보택시) △차량 제어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 핵심 기술을 중국 현지에서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크래들의 장강으로 이전은 AI와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관련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넓혀 HMATC의 R&D 파이프 라인과의 신속한 연결이 기대된다"며 "중국발 혁신을 통한 글로벌 SDV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크래들'은 현대차그룹이 설립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로 지난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처음 오픈한 뒤 한국·중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독일 베를린 등에 글로벌 5대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