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둥펑차 연말~내년 초 결별"…'현대상용차' 처럼 독자 노선

2021.11.19 09:48:15

재경망 "일주일 이내 공식 발표 가능성"
기아, 75% 지분확보…"의사결정 효율화"

 

[더구루=김도담 기자] 중국 현지 매체가 기아와 둥펑자동차(東風汽車)의 결별을 기정사실화하며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식통을 인용해 곧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 경제매체 재경망(財經網)은 지난 17일 보도를 통해 "둥펑위에다기아의 공식 발표는 아직이지만 올 연말 혹은 내년 초 둥펑차는 보유 지분 25%를 기아에 양도하는 형태로 철수키로 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주일 이내에 공식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기아와 둥펑차의 결별 가능성은 이미 올 초부터 제기돼 왔다. 장쑤위에다를 포함한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의 현지 판매량이 최근 수년 새 급감하며 지분손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초부터 재경망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기아와 위에다, 둥펑차가 올 8월 둥펑차 보유 지분 25%를 전부 기아에 매각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중이다. <본보 2021년 11월8일자 참조 기아, 中 합작사 지분 확대 추진…"둥펑차와 보유지분 25% 매각 합의">

 

기아와 둥펑차가 최근 현지 독자경영 기조를 가속하며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가 속한 현대차그룹은 올 2월 중국 상업용차 합작법인 쓰촨현대 지분을 100% 확보해 현대상용차로 재출범하는 등 중국 내 독자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둥펑차 역시 최근 르노, 위룽 등 기존 합작회사와 결별하고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본보 2021년 3월25일자 참조 현대차그룹, 중국 합작사 지분 확대 추진하나>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2002년 3개사 25대 25대 50의 지분비율로 공동 설립한 현지 합작회사다. 당시 외국 기업인 기아가 현지 진출하려면 현지 기업과 지분비율 50대 50의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했다. 이 회사는 설립 후 빠르게 성장해 2016년 한때 연 65만대의 완성차를 판매했으나 그해 말 한중 사드 갈등 이후 판매량이 격감, 지난해 24만9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 1~9월 판매량도 전년보다 37.8% 줄어든 11만2000대에 그치고 있다. 최대 8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생산설비 가동률도 격감했다

 

자연스레 이곳에 투자한 둥펑차의 지분손실도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합작법인 투자사이자 상장기업인 위에다의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둥펑위에다기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1억3000만 위안(약 1조32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줄었다. 이 여파로 위에다의 같은 기간 순손실도 13억7000만위안(약 254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늘었다.

 

때마침 기아와 둥펑, 위에다의 20년 합작사업 기간이 내년 9월 만료 예정이다. 또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 속 외국기업의 투자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기아는 둥펑과의 결별을 계기로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와 둥펑차, 위에다 3자의 만장일치 동의로 의사결정을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내부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투자회사에 가까운 국유기업 위에다와 달리, 기아와 둥펑차는 모두 자동차 산업에 주력하는 회사인 만큼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도 다분했다. 이는 결국 둥펑위에다기아가 중국 현지 자동차 회사의 급부상에 따른 중저가 시장의 경쟁 심화에 제때 대체 못하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

 

기아는 이미 올 3월 중국 내 현대차그룹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던 류창승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 브랜드전략실장을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로 임명하며 독자 경영 태세를 갖췄다. 한달 후인 4월엔 사명을 '기아차'에서 '기아'로 바꾸고 전동화 및 모빌리티 브랜드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중국 시장 기준 내년부터 매년 순수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키로 했다.

 

재경망은 "실적 악화 속 둥펑의 철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기아 역시 지배력 강화를 통한 의사결정 효율화로 중국 시장의 빠른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다만 둥펑위에다기아가 최근 5년 새 1년에 한번 꼴로 총경리를 교체한 끝에 한국인을 배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현지 인재채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도담 기자 dodam@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