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호주 배터리 음극재 개발사 그래피넥스(Graphinex)가 퀸즐랜드주 에스메랄다 흑연 프로젝트의 실질 착공을 위한 최종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주정부의 '규정 프로젝트(Prescribed Project)' 지정으로 인허가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된 가운데, 미국 수출입은행(EXIM)의 8억6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금융 지원 의향서(LOI)와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이 맞물리며 글로벌 '탈중국' 흑연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오스트레일리아 마이닝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그래피넥스는 에스메랄다(Esmeralda) 프로젝트의 실행 준비(Execution Readiness) 단계에 공식 진입했다. 이는 주요 인허가와 행정 절차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며, 본격적인 개발 단계 전환을 앞둔 상태임을 의미한다.
톰 벨(Tom Bell) 그래피넥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은 승인 절차 마무리, 이해관계자 협력, 엔지니어링 최적화에 집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개발 단계로 전환하기 위한 신뢰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11월 퀸즐랜드 주정부가 해당 사업을 ‘규정 프로젝트(Prescribed Project)’로 지정한 이후 나온 구체적인 후속 행보다. 당시 제로드 블레이지(Jarrod Bleijie) 퀸즐랜드 부주지사는 “에스메랄다 프로젝트는 퀸즐랜드의 핵심 광물 산업과 경제를 강화할 대규모 투자를 잠금 해제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지연 없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rescribed Project는 주정부가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한 대형 사업에 대해 인허가 절차를 우선 처리하고 행정 지연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그래피넥스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알트 말론(Alt Malone) 그래피넥스 CEO는 한국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 대전기술연구원과 SK 대덕연구단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또한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및 포스코퓨처엠과 만나 퀸즐랜드산 흑연 확보를 위한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에스메랄다 프로젝트는 퀸즐랜드 크로이던 남쪽의 노천광과 타운즈빌의 음극재 제련소를 잇는 통합 생산 라인 구축을 골자로 한다. 미국 수출입은행(EXIM)은 미·호 핵심 광물 협력 기조 아래 전체적으로 약 13억 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금융 지원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그래피넥스 에스메랄다 프로젝트에는 약 8억6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의향서가 발급됐다.
그래피넥스는 현재 환경영향평가(EIS) 준비 단계에 있으며, 올해 말 최종 투자 결정(FID)과 건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트 말론 CEO는 “이번 규정 프로젝트 지정은 승인 절차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보장한다"며 "에스메랄다의 전략적 중요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향후 10년간 천연 흑연 음극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스메랄다 프로젝트는 한국·미국·일본·유럽을 잇는 탈중국 음극재 공급망의 전략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