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꽃들 기자] 빙그레가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해외사업총괄 지휘봉을 잡은 박정환 대표이사 체제에서 첫 해외 거점으로 일본을 낙점했다. '박정환式 글로벌 확장' 전략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빙그레는 글로벌 전담조직 신설과 함께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가 일본 도쿄 미나토구 지역에 '빙그레 일본지점'을 설립했다. 이번 지점은 박정환 사장이 해외사업총괄(사장)로 승진한 뒤 추진한 첫 신규 거점이다.
앞서 지난 6월 빙그레는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박 사장을 해외사업총괄로 선임하는 '핀셋' 인사를 단행했다. 그는 2016년부터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해왔으며 구매본부장 등 주요 부서를 역임했다. 해외사업 부문에 임원급 인사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일본 시장 공략으로 뒷걸음질치는 해외 시장의 수익성 악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법인 총매출은 10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45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조직개편을 토대로 해외사업 창구가 일원화되면서 절차가 간소화돼 글로벌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 사장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박 사장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만큼 도쿄 지점 설립을 시작으로 직접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이번 도쿄 지점 설립을 통해 기존에 수출하던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 등의 스테디셀러 제품은 물론,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아이스크림 및 유제품을 일본 현지 시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유통하고 마케팅할 계획이다. 지점은 현지 유통망 확보와 시장 분석, 그리고 일본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지 분위기도 좋다. 일본은 까다로운 소비자 취향과 강력한 현지 브랜드를 자랑하는 시장이지만, K-푸드와 K-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도쿄 지점은 빙그레가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핵심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리적 근접성과 문화적 유사성을 가진 일본을 선택함으로써 초기 투자 대비 효율적인 시장 침투 효과가 커질 것을 전망된다.
빙그레는 "이번 도쿄 지점 설립은 현지 밀착 경영을 통해 일본 시장의 수요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