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도에 닻 올린 소부장] 시높시스, 설계 단계부터 AI 적용… '속도·정확도' 동시에

2025.10.13 09:30:57

유포 탕 수석이사, 세미콘 타이완서 마스크 합성 공정 혁신 설명
AI 기반 EDA 툴로 설계 시간·엔지니어 훈련 속도 단축
앤시스 시너지…반도체 종합 테스트 솔루션 제공

인공지능(AI)의 거센 물결이 반도체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고객사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현장에서 기업들이 내놓은 생존 해법을 엿봤다. -편집자주

 

 

[더구루=타이베이(대만) 오소영 기자] 고성능 반도체 요구가 거세지고, 치열한 경쟁으로 개발 주기는 단축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툴 회사인 시높시스(시놉시스, Synopsys)가 꺼낸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AI를 설계 단계부터 적용해 반도체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이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AI 기반 툴을 확대하고 미국 앤시스(Ansys) 인수로 사세를 확장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 세미콘 타이완서 AI 비전 제시

 

시높시스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시스템 훈련에 필요한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사는 AI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고객 생산성을 높이며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설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시높시스는 앞서 대만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에서도 AI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 비전을 공유했다. 유포 탕(Yu-Po Tang) 시높시스 타이완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수석 이사는 AI로 마스크 합성(Mask synthesis) 공정을 혁신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마스크란 미세한 전자회로가 그려진 유리판이다. 이 유리판에 빛을 통과시켜 웨이퍼에 회로를 찍어낸다. 하지만 빛이 지나며 패턴이 왜곡될 수 있어 이를 보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탕 수석 이사는 보정 작업에 AI와 머신러닝(ML)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엔지니어가 수동으로 하나하나 패턴을 최적화할 때보다 AI로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 과정에서 미세하게 변하는 회로 패턴을 예측해 제어 가능하다.

 

클로드 리(Claude Lee) 시높시스 타이완 R&D 엔지니어링 수석 매니저도 AI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여러 개의 다이를 연결할 때 AI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높시스는 AI 기반 툴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2023년 업계 최초 AI 기반 EDA 엔지니어링 어시스턴트인 '시높시스.ai 코파일럿(Synopsys.ai Copilot)'을 출시했다. 이 툴은 크리에이티브와 어시스턴트 생성형 AI를 통해 설계 기간을 대폭 단축시켜 주는 것이 핵심이다. 시놉시스는 시높시스.ai 코파일럿을 도입한 기업에서 문법 정확도(Syntax Accuracy) 80% 이상, 기능 정확도(Functional Accuracy) 70% 이상 향상 효과를 거뒀으며, 주니어 엔지니어의 숙련 속도가 30%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 '앤시스' 인수로 종합 솔루션 제공

 

시높시스는 오늘날 반도체 시장에서 '전자공학'과 '물리학'의 통합을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회로를 잘 그리고 작동시키는 걸 넘어서 발열과 진동, 스트레스 등에 얼마나 강한지도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지난 7월 앤시스 인수를 마쳤다. 앤시스는 반도체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 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시높시스는 "앤시스 인수로 고객에게 AI 기반 제품 혁신을 위한 종합적인 시스템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높시스는 한국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라벨리온, 퓨리오사AI와 같은 반도체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특히 라벨리온에는 칩 시뮬레인 툴인 VCS와 제부(ZeBu) 에뮬레이터, 가상 프로토타입 솔루션 버투얼라이저(Virtualizer)를 통합 제공했다.

 

시높시스는 파트너십 확대에 그치지 않고 한국 반도체 생태계 육성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학교에 이어 올해 9월 KAIST 반도체공학과 대학원에 TCAD(3D 기술 모델링 소프트웨어) 반도체 공정 및 소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기증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학술원에도 제부를 제공하며 팹리스 기업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높시스 측은 "40여 개 주요 대학에 정규 교육 과정을 운영해 인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동일한 툴로 교육과 실습을 반복해 졸업 이후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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