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이 페루의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건설 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총 사업비만 10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으로 중국과 일본, 영국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트로 사업 시공 경력을 갖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도 기회가 올지 주목된다.
19일 페루 교통통신부(MTC)에 따르면,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은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조선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5'에 참석해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건설 사업에 대한 수주 의지를 밝혔다.
강희업 차관은 “한국 기업 컨소시엄이 노선 설계부터 공사, 시스템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全)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며 “페루 철도와 공항 등 다양한 인프라 분야 협력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사르 산도발 교통통신부 장관은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페루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이러한 관계는 더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해 수백만 페루 국민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사업은 페루 교통통신부가 추진 중인 핵심 철도 교통 프로젝트다. 3호선은 총 34.8km 구간으로 코마스에서 산 후안 데 미라플로레스까지 리마 13개구를 연결한다. 4호선은 23.6km 구간에 추가로 파우세트-감베타 지선을 포함한 8km 구간이 건설된다.
이번 사업은 정부 대 정부 협력 방식으로 진행되며 프로젝트 전 단계(설계·실행·운영·유지관리)에서 전문기술지원(PMO)이 제공된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영국 등 8개국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기술 방안을 제출했다.
우리나라가 이번 사업 수주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메트로 사업 시공 경력을 갖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지 관심사다.
삼성물산은 스페인 건설사 FC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 최초 대중교통 시설인 리야드 메트로 4~6호선을 시공한 이력이 있다. 킹 칼리드 국제공항과 킹 압둘라 금융지구 등 리야드 핵심 지역을 가로지르는 노선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페루와는 지난 7월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페루 기획재정부 산하 투자청(ProInversión) 기술 팀을 만나 철도 노선 최적화를 위한 삼성물산의 신규 기술 서비스를 소개했다.<본보 2025년 7월 22일 참고 [단독] 삼성물산, 페루 첫 사업 '철도' 타깃…투자청과 회동>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부 아라이잔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총 25㎞의 고가철로와 13개 역사, 1개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파나마 정부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