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수요 급증' 웨스턴디지털, 전 제품군 가격 단계적 인상…QLC SSD 대안 주목

2025.09.16 08:55:13

해운 배송 확대하며 6주에서 최장 10주까지 배송 시간도 추가

 

[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하드디스크(HDD)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추론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이 대용량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에 전례없는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던 HDD의 가격이 인상되기 시작하면서 대안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고객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모든 HDD 제품의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관련 사항은 즉시 적용된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인상폭과 상세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콧 데이비스(Scott Davis) 웨스턴 디지털 마케팅 총괄은 "AI시대는 데이터로 운영되며 HDD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접근성과 경제성이 높다"며 "HDD를 지속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웨스턴디지털이 HDD의 가격을 인상한 배경에는 AI 추론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HDD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로, AI 모델의 학습이나 추론에 직접적으로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추론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다른 어떤 저장장치보다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또한 수년 간 HDD의 생산 용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겹치며, 제품을 받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을 대기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9월 기준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니어라인(Nearline) HDD의 리드타임은 52주, 즉 1년이다. 리드타임은 주문이 접수된 시점부터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시점까지의 전체 시간을 말한다. 여기에 웨스턴디지털이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항공 운송보다는 해운을 통한 배송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6주에서 최장 10주까지 배송 시간도 추가됐다.

 

업계는 HDD의 수요 폭증과 그에 따른 리드타임 증가, 가격 인상으로 QLC(Quad-Level Cell)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대안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QLC SSD는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셀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다. SSD는 셀당 몇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1비트를 저장하는 SLC(Single-Level Cell)의 경우 속도는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매우 빠르고 내구성도 좋다. 하지만 저장용량이 작고 매우 비싸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셀당 4비트를 저장하는 QLC의 경우에는 속도는 SLC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내구성도 낮지만 저장용량이 크고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트렌드포스는 QLC SSD가 SLC나 MLC(Multi-Level Cell), TLC(Triple-Level Cell)보다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지만 HDD보다는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고 전력 소비량도 30% 적어 내년에는 출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HDD의 리드타임이 1년으로 늘어나고 가격이 인상되면서 SSD 제품 개발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현재 HDD와 4배에서 5배까지 나는 가격 격차를 3배로 줄인다면 SSD 도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일 기자 hong62@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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