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명은 기자]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가 잇따른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도 추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대규모 인력 감축에 이어 비용 효율화 작업을 가속하며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최근 몇 분기 동안 이어진 수익성 악화와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정리해고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력 감축은 전 세계 직원 중 1% 미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지난해 실시된 대규모 감원에 이은 후속 조치다. 약 7만7800명의 전체 직원 수를 감안할 때 수백 명 규모의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력 감축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와 자회사 컨버스(Converse)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해 9월 구원투수로 임명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진행되는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힐은 "스포츠와 스포츠 문화에 다시 집중하고, 운동선수 및 소비자와의 연결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남성·여성·아동 제품 중심의 사업 구분을 폐지하고, 스포츠 종목 중심의 팀 구조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힐은 이미 지난 6월 실적 발표 당시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고, 지난달 하순 공식 발표로 이어졌다.
나이키의 실적 부진은 단순히 내부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스포츠웨어 시장은 애슬레저(Athleisure)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급변했다. 요가복과 운동복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룰루레몬과 같은 신흥 강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룰루레몬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능성 의류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나이키의 핵심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또한 숙명의 라이벌인 아디다스 역시 브랜드 재정비에 성공하며 스포츠웨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나이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키의 연이은 구조조정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나이키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나이키는 팬데믹 이후 급격한 소비 트렌드 변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5 회계연도 4분기(2025년 3~5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으며, 북미와 중국, EMEA 등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나이키는 "이번 변화는 위기 대응이 아닌, 다음 장을 열기 위한 전략적 준비"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브랜드의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